"딸 없는 사위" 장편소설을 펴낸 온영 박화산 작가를 찾아서

2014. 8. 11. 13:54동구역사문화소식

"딸 없는 사위" 장편소설을 펴낸 온영 박화산 작가를 찾아서

                                                                          

금싸라기를 고르듯이 선택된 생활 속 경험이 문학의 표현이다. 짧은 찰라 가운데 이미지가 작가의 눈을 통해 새롭게 창작된다. 작가의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통해 비극과 희극을 맛 볼 수 있다.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엮어가는 과정이 힘들 때면 잠시 쉬지요. 어느 순간 이미지가 떠오르면 습관처럼 메모를 해 놓습니다. 밤 12시가 지나면 길거리가 조용해 집중해서 글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7월, 화도진로에서 인하전기를 운영하며 글을 쓰는 온영 박화산(70) 소설가를 만났다. 작가는 "여기까지 오느라고 그동안 참으로 많은 세월을 돌아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딸 없는 사위'라는 제목의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고 했다. 또한 2004년 펴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사주팔자'라는 책이 있다. 40년 전엔 인천일보에 <한국야담>을 집필했고 드라마 '잘못된 만남과 잃어버린 세월'의 극본을 출품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중국인 고 노수전씨로부터 무술을 사사 받았다. 그 후 중국 무술 체육관을 20여년 운영했다. 







박 작가는 송현2동 56번지에서 태어나 동구에서 평생 토박이로 살아왔다. 지금까지도 4대가 살고 있는 동구는 젊은 시절 추억이 깃든 동네다. 청년시절에 선데이, 명랑, 아리랑 등의 잡지에 글을 써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1970년 12월 30일 아내 이월순(65)씨와 결혼 두 아들을 두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이월순씨는 "남편이 손재주가 좋아 한 번만 보면 무엇이든 만들어 내고 그림도 잘 그리며 문학 역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밝혔다.


박화산 작가의 호 ‘온영’은 이름이 차가워서 따듯한 햇볕을 넣어 풀이한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름이 안정되어 있어야 하고자 하는 일 술술 풀려 나간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1979년부터 85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나라의 일꾼으로 외화를 벌어 왔다. 그 당시 방송국에서 전기기사 일을 했던 것이 지금까지 전기판매점을 운영해오는 계기된 것 같다고 했다.


4월에 나온 책 '딸 없는 사위' 내용 중엔 이런 부분이 있다. 딸이 몇 명이 되어도 처갓집을 위해 몸을 받치는 사위가 흔하지 않는 세상이다. 연속극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주인공 석구는 일편단심으로 죽은 여성과 혼인식을 하여 끝까지 사위의 역할을 다한다. 여성 상위시대라지만 남성 석구가 아름다운 첫 사랑을 가슴에 안고 그녀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다. 변함없는 절절한 사랑, 슬픔, 외로움, 상실의 고통을 달래주는 연민과 정이 문단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 작가의 보석 같은 글을 통해 그 향기가 어느새 가슴 깊이 파고든다.


칠순의 연세에도 창작으로 소설책을 펴낸 박 작가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무의식에 뿌리내린 것은 고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작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우고 살고 있었다. 힘들거나 대화가 필요할 때 이웃 사람들이 '사주팔자' 책이 나온 이전부터 사주를 봐 달라고 찾아왔다. 그런 날이면 그들에게 희망의 말을 해주기도 한다. "누구나 행복은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게 인생이고 타고난 팔자는 독 속에 숨어도 도망을 못 간다."고 했다. 그러므로 운이 좋은 해에 잘 활용하고, 나쁜 운의 해이면 참고 견디라고 했다. 늘 기는 흐른다. 기가 흐르고 있음을 알아야 좋은 길, 나쁜 길을 제대로 보는 선경지명이 가질 수 있다.


박 작가는 구민들에게 좋은 기가 흐르도록 선업(善業)을 쌓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에둘러 말했다. 올해 430페이지의 장편 소설 책을 펴내고 지속적으로 이웃과 삶을 소통하는 박 작가는 아내 이월순씨와 함께 행복한 노년을 보람되고 값지게 보내고 있었다.


김연숙 기자 narae05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