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7. 10:37ㆍ동구역사문화소식
이 달의 추천 책, "나비"
(글·그림 : 이희정, 출판사 : 문학동네)
어른을 위한 동화 책이 있다. 동화는 어린이들만 읽는 책이라는 생각에 어른을 위한 동화가 무척 낯설게 보인다.
동화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와 생의 가치를 책을 통해 상상하고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사회와 더불어 관계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덕성과 인성, 교양과 상식을 경험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그렇다면 어른을 위한 동화는 어른의 꿈을 가지기 위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어른이라고 도덕적으로 인간적으로 교양과 상식이 모두 다 멀쩡하다고 말하기에는 솔직히 부끄러울 때가 많고, 꿈을 이야기 하는 어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어른의 꿈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오늘 같은 현실에서 어른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꿈을 키우면서 살라하기에는 너무나 상시적 위기의 사회라서 사실은 꿈이 먼저가 아니라 현실 문제 해결에 급급한 시대를 숙명처럼 살아가고 있다. 어릴적 꿈은 이루기 위한 꿈이라면 어른의 꿈은 못다 핀 꽃 한송이일까... 하지만 이왕 어른을 위한 동화 이야기가 있다면, 그 이야기가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개인사정에 의해 어릴 적 이루지 못한 꿈이 있어 지금부터 꿈꾼다면 그 꿈은 진행형이 된다. 어른을 위한 동화 '나비'는 전시회를 통해 나비그림을 발표해 온 화가가 나비의 어린시절 분홍애벌레의 성장기를 그림과 글로 엮은 책이다.
작가 자신이 화가가 되고 작가가 되기 위한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담금질을 했던 기다림의 시간을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로 만든 것을 보면서 꿈은 바로 우리 자신의 자서전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이 책의 분홍애벌레는 별왕나비떼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도 별왕나비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 지금과 다른 자신이 되고 싶어진다. 꿈은 그렇게 시작된다. 즉 내가 지금과 다른 내가 되고 싶어지는 것 그것이 꿈이고 꿈을 통해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만일 그러한 꿈이 어릴 적의 소망으로 끝난다면 인생은 너무나 허무할 것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어느 노(老) 교수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눈을 감을 때까지 삶의 단계단계 마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이라는 의미의 꿈 하나를 지니고 살면 적어도 은퇴 이후의 노후는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꿈은 다른 누군가에세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꿈은 지금과 다른 삶에 대한 존재감을 가지고 산다는 것으로 오늘의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꿈 하나로 나를 사랑하기 위한 삶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고 기쁘고 아름다운 인생이지 않은가.
심현빈 기자 <liebebin@ic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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