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향기 '가장 따뜻한 색, 블루'

2014. 3. 26. 13:59동구역사문화소식

영화의 향기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누구나 자신의 사랑에는 특별한 색을 입히고 싶어한다.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 감독 압델라티브 케시시 감독의 영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6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3시간 짜리 긴 영화로 레즈비언의 사랑과 이별이야기이다.





영화의 원제는 ‘아델의 이야기’로 아델의 사랑이야기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평범한 노동자 가정환경에서 성장한 15세 소녀 아델은 문학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좋아한다. 그녀는 유치원 교사가 되어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며 행복하게 사는 꿈이 있다. 평범한 이 소녀를 좋아하는 선배도 있지만 그에게 마음이 가지 않고. 오히려 동성 친구들에게 애정을 느끼는 그녀에게 운명의 상대가 나타난다. 길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파란 머리의 소녀 엠마. 그들은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다시 레즈비언 클럽에서 마주친 둘은 여느 남녀처럼 격정적으로 사랑한다. 취미, 먹는 것, 집안 환경, 가치관이 너무나 다른 이질적인 것들이 처음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고 둘은 서로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아델은 친구들에게 동성애자라고 멸시를 받기도 하지만 엠마를 향한 사랑에 거침이 없다.

그러나 서로에게 느끼던 새로움은 시간이 흐르면서 둘의 이질적인 요소들로 서서히 거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엠마는 자신의 성적취향도 존중해주는 부모밑에서 성장하여 자유로운 예술을 추구하며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한다. 엠마는 자기를 위해서 음식을 만드는 아델에게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라고 말을 하지만 아델은 엠마의 시중을 드는 것이 행복하다고 한다.


엠마가 전화로 상대방과 전시문제로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있는 데 아델은 옆에서 음식을 먹을 것인지를 계속 묻고 엠마가 화를 내는 문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엠마와 예술가들이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아델은 초라함을 느끼고 그 외로움을 동료교사에게 풀어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일은 엠마에게 아델과 헤어지는 빌미를 제공한다. 아델은 엠마의 집에서 쫓겨나며 외로워서 그랬다고 눈물로 호소하지만 엠마는 아델을 냉정하게 내친다.





헤어진 후에도 엠마를 잊지 못하는 아델은 엠마와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하지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면서 엠마는 그녀를 밀어낸다. 엠마의 전시회, 파란색 원피스를 입은 아델은 형식적인 인사외에는 더 이상 엠마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다른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행복해하는 엠마를 뒤로 하고 그곳을 빠져 나온다. 혼자 걸어가는 아델의 뒷모습에서 그녀가 자신의 사랑의 끝에서 무엇을 얻었을 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아델은 이 폭풍같은 사랑을 지나 앞으로 진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모습은 쓸쓸해 보이지 않는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사랑의 색이다. 아델이 푸른 물위에 누워 햇빛을 받으며 물 위에 둥둥 떠다닐 때 그 물의 색깔 역시 파랗다. 머리카라에서 파란색을 빼 버린 엠마대신 파란색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아델.

이 영화는 두 여배우의 혼신을 다 한 연기에 기대고 있다. 아델역의 아델 엑사르코풀로스, 엠마역의 레아 세이두의 10분이 넘는 정사신은 보는 사람들에게 한 편의 현대 무용을 감상하는 듯하다. 





영화를 보고나면 아델이 맛있게 먹던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으러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녀가 스파게티를 먹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신은주 기자 muisim@naver.com


(사진출처 :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