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걸어서 동네한바퀴 새로운 안식처 동인천 북광장

2014. 7. 1. 13:22동구역사문화소식

느릿느릿 걸어서 동네한바퀴 새로운 안식처 동인천 북광장


동인천 북광장이 예쁘게 손을 봤다(?). 전철역입구 양쪽에 화단을 조성하고 인천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도 걸었다. 북광장이 조성되기 전, 부서진 건물이 흉물스럽게 서있었던 자리에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 생기고부터 아침에는 생활 체조를 하는 공간으로, 주말에는 각종 행사나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심어 놓은 나무들이 크게 자라지 않아 그늘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넓은 광장에 햇볕을 가려줄 가림막이 없어 조금 아쉽다.





중앙시장 한켠에 광장이 만들어 졌지만 여전이 반쪽짜리 중앙시장은 그대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이불가게, 한복가게가 번성했던 이곳은 이제는 예전 단골들만 찾는 오래된 가게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도 광장 한켠에 자리잡은 순대골목은 서민의 입맛을 책임지며 든든히 버티고 있다. 순대골목과 이어진 양키시장도 여전히 그곳에 있다. 대형마트가 아무리 많이 생겨도 이곳을 찾는 손님의 발길은 여전한가보다. 순대골목에서 옛 오성극장 쪽으로 모퉁이를 도는데 눈에 띄는 가게가 하나있다. 가게 앞에 각종 골동품이 즐비하게 쌓여있다. ‘이런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있으려나?‘ 싶은데 주인에게 차마 물어보진 못했다. 나에겐 필요없는 물건이 남에게는 보물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오성극장 쪽으로 꺾어지면 각종 등산장비와 옷을 파는 가게가 길가에 자리 잡고 있다. 요즘 새로 생기는 아웃도어 매장의 원조격이 아닐까싶다. 비싼 메이커 등산장비는 엄두도 못내던 시절, 이곳에서 침낭과 코펠을 저렴한 가격에 장만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엔 화평파출소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화평파출소 앞에 예전에 '송현교'라는 다리 표지석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언제 없어진거지?' 안타깝다. 원할머니보쌈에서 쭉 이어진 길이 수문통로이다. 예전 바닷물이 드나들던 수구문이 있어 붙여진 이름인 수문통에는 밀물 때면 이곳까지 해산물을 실은 작은 배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바다가 육지가 되어 그 흔적을 찾을 길 없다. 그나마 일명 '똥바다'라 불리던 개천을 96년에 복개해 지금은 그 위로 차들이 달리고 있다. 수문통로도 길 주변에 작은 화단과 의자를 만들어 사람들의 휴식공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운 여름이면 어르신들이 그늘진 의자에 앉아 이야기하는 수다방이 된지 오래다. 그리고 예전 적십자 병원자리였던 곳이 성당이 되고, 그 성당이 오래돼 허물고 다시 짓는 시간이 흘렀다. 이곳에 예쁜 성당이 지어지면 수문통로에 새로운 이야기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세월을 그렇게 자꾸 자꾸 흘러간다.


이동희 기자 bookma@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