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추천책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

2014. 9. 12. 11:19동구역사문화소식

이달의 추천책

"무조건 살아, 단 한번의 삶이니까"



(저자: 최성봉 / 출판사: 문학동네)



저자는 1990년에 태어났고, 2011년에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해서 준우승했는데, 사실 오디션 프로에서 준우승했다고 세상이 최성봉이란 사람에게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도망 나온 것이 겨우 5살 때였고, 그 후 10년 동안을 화장실, 계단 밑에서 자고 유흥업소 등에서 껌을 팔다가 조직폭력배에 의해 땅속에 파묻히기도 하면서 살았다는 것에 마음이 가는 것이다. 그 10년의 시기를 길거리에서 성장하였다고 말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그에게는 지옥이 멈춰져 버린 시간 같았을 것이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고 하니, 그렇게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깡패나 조직폭력배가 되기가 쉬웠을텐데 그는 지금 성악가가 되어 있다. 그것이 그의 삶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척박한 삶 속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었던 마음이 기특하기만 하다. 길거리에서 번 돈으로 춤을 배우러 갔고, 노래를 배우러 문을 두드렸고, 검정고시를 통과하고는 성악을 하고 싶어 예술고등하교를 갔다. 하지만 예고에 들어가서 처음에는 기뻤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법이 미숙한 그는 늘 혼자였다. 더군다나 레슨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 없이 돈을 벌어야 했으니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겨우 졸업을 하게 된다. 


부모도 가족도 없이 그 어린 것이 오직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동안, 세상에 태어나서 15년이 지나서야 주변 어른과 제도권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 것을 보면 복지국가의 길은 아직 멀고도 먼 이웃나라인 것 같다. 복지혜택을 못 받은 이유가 부모가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것 때문이었다니, 낳으면 다 부모인가 싶은게... 무책임에 화가 난다. 

어떤 이들은 그 주제에 무슨 예고를 갔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가 하는 말 ‘내가 음악을 좋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음악과 가장 먼 곳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모른다. 나를 둘러싼 환경은 음악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래서, 그 때문에, 나는 음악 속에 있을 때 충만했다’는 한마디로 설명이 된다.  


오디션 대회에서 심사위원이 눈물을 글썽인 것처럼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처음이나 지금이나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그것은 아마도 그 척박한 삶속에서 오로지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마음 속의 노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노래를 부를 수만 있으면 험한 세상도 노래 속에 파묻혀 이겨 나갈 수 있었던 것을 알았기에 그토록 갈망하게 되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복수심을 버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른을 대표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그에게 음악과 노래는 누구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고, 먼저 말도 걸지 못하던 그가 세상을 향해 내 뱉은 첫 음절이었고, 그의 마음과 똑같은 가사를 통해 비로소 사람들에게 말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버림받고 산 삶의 여정에서 무수히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에게서 버려지거나 상처 받을 때마다 떠올렸던 그의 말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심현빈 기자 liebebin@ic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