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31. 10:00ㆍ동구역사문화소식
이달의 추천책 "희망을 노래하다"
인류는 더 이상 발달한 것이 없을 것 같아 오히려 원시를 동경 하면서 아프리카다 희망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원시 속에서 또 인류의 재앙을 다시 한번 움켜잡으려 하는 것보다 보일 때가 더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아무튼 태초 같은 대륙이 아프리카이며 아직 우리의 의식 속에서 원시의 자원으로 가득한 검은 대륙일 뿐이다.
이 책에서의 아프리카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라서 그 이름도 쓰레기라는 뜻의 고로고초의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도 일자리가 없어 모인 사람들을 노숙자라 하며 그들의 주변이 낡고 지저분하고 험악한 것처럼 고로고초도 처음부터 쓰레기 동네였던것 이 아니라 수도 나이로비에서 일을 찾지 못헌 사람들이 주변 동네로 하나 둘씩 모이면서 결국 쓰레기 동네가 된 것이다. 나이로비의 화려함에 대비되는 고로고초의 비현실적인 비참함이 바로 대도시 주변에 있는 위성도시의 아픔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진작가이며 주로 저개발국, 분쟁국의 아픔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통해 많은 책을 출판해 왔다. 이 책도 포토에세이며 그래서 마을 곳곳의 풍경이 사진으로 담겨져 있다. 거대한 쓰레기 더미 속에서 쓰레기를 뒤지면서 삶을 연명해 나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상의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살아있는 삶의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하다. 거대한 쓰레기산에서 쓰레기와 사람이 전혀 구분이 되지 않는 비참함의 현실이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 무언가를 찾기로 작정을 하였다고 한다. 내일이라 곤 쓰레기 뿐인 아이들에게 노래를 희망 삼아 내일을 선물한 지라니 합창단의 탄생 이야기 인 것이다. 쓰레기 속에서 노래를 통해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희망의 눈망울을 보여 준 것이다.
지라니(jirani)라는 좋은 이웃이라는 뜻의 합창단은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 쓰레기장을 맴도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 선물이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 동네 주민들의 삶이 결코 슬프거나 우울하지 않게 되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쓰레기 마을에 희망이 성장하는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 냄으로 사진을 통해 내 자신의 삶이 오히려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투쟁의 시간을 보내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오늘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고용되었는가를 늘 돌아보아야 된다. 그리고 나의 욕심이 결국 고로고초를 만들어 가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심현빈 기자 liebebin@ic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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