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3. 18:32ㆍ동구역사문화소식
영화의 향기, 영화 "웰컴, 삼바(samba)"
'웰컴, 삼바(samba)는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만든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작품으로 프랑스 영화이다. '불법 이주자'문제와 로맨스를 엮어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해법을 전해주는 포스터 속의 두 주인공 흑인 남자와 백인 여성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피부색이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른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친구를 넘어 연인이 되는 과정을 영화는 무겁지 않으면서 밝게 그려낸다.
영화의 첫 장면은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 파티에 사용되는 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삼바(오마사이)는 세네갈 청년으로 프랑스에서 10년을 살아지만 아직 거주권은 없고 합법적인 거주증이 있는 삼촌과 살고 있다. 식당에서 접시를 닦으며 요리사의 꿈을 키워가던 그는 고용계약서에 필요한 거주권을 발급받으러 프랑스 이민국에 들렀다가 불법 이민자로 경찰에 체포된다. 세네갈의 가족을 위해 자신이 번 돈을 모두 고향으로 보내던 삼바는 추방될 위기에 처한다. 대형 헤드헌팅사 임원인 앨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는 15년 동안 일에만 파묻혀 살다가 영혼이 방전되는 상태에 도달해서 분노조절장애, 우울증에 걸려 회사에서 동료의 머리를 전화기로 내리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된다. 그녀는 병가를 내고 잠시 쉬는 기간에 자원봉사자 일을 하면서 삼바를 만나게 된다. 그의 강제 추방을 막기 위해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며 도와주는 과정에서 둘은 가까워지지만 법원의 판결은 추방으로 내려진다. 그 후 경찰의 눈을 피해 쫓기는 신세가 된 삼바는 타인의 거주증으로 쓰레기 치우기, 고층 빌딩 유리창 닦기 일을 하며 요리사의 꿈과 먼 삶을 살게 된다.
영화는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불법 거주자들의 눈물겨운 생존은 리얼하지만 사랑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그들의 삶은 비참하게만 그려지지는 않는다. 고층 빌딩 유리를 닦으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던 알제리의 청년은 자신의 출신을 남미로 속이고 마음에 드는 여자와 연애도 즐기면서 불법거주자의 위태로운 삶을 이어간다. 삼바의 하루 살이 인생은 삼촌의 합법적인 거주증으로 취직을 했다가 들통이 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삼촌과 함께 프랑스를 떠나려는 삼바를 붙들며 앨리스는 다른 사람의 거주증으로 다시 살아가라고 권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이제는 모르겠다며 거절하는 삼바에게 앨리스는 내가 당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게 해 주겠다고 말하며 삼바의 마음을 돌린다.
영화는 해피 엔딩이다. 그토록 원하던 셰프가 되어 요리를 하는 행복해하는 삼바, 다시 직장으로 돌아 와 삼바가 준 행운의 옷을 속에 입고 임원들과 회의를 진행하며 행복하게 웃는 앨리스의 모습이 영화의 마지막을 환하게 장식한다. 앨리스는 더 이상 심리적으로 불안해하지 않으며 자신의 일터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살고 있고 삼바는 요리사가 될 꿈과 자신의 이름으로 된 거주증 받게 될 희망을 잃지 않는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관계에서 피부색과 처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서로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을 보면서 무엇이 되어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든지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부족한 점을 챙겨주는 그들의 사랑과 우정은 다문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무겁지 않게 다가와 우리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걷어가는 힘을 준다.
신은주 기자<mui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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