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7. 13:49ㆍ동구역사문화소식
선장을 구합니다.
시인 김학균
유엔 사무 총장이었던 코피아난은 선진국은 ‘모든 국민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곳.’ 이라고 짧게 정리했다. 우리는 아직도 후진국에 사는가 보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뺀 것은 1997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고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기구, 흔하게 이야기하는 OECD에 가입하므로 선진국으로 분류됐다. 빠르게 이룬 결과다. 미숙한 사람들은 성공신화에 빠져 아픈 과거를 잊는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서해페리호등 셀 수 없이 많은 사건 뒤 새로운 건물 그리고 구조물을 보면서도 잊는 것이다. 그리곤 달라진 것 하나없이 공중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며 이곳, 저곳에 ‘세월호 선장’이 앉아있다. 구조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배를 버리고 먼저 살겠다고 탈출하는 ‘세월호’의 선장들이 앉아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마피아’라는 계급장을 달고 도처에 앉아있는 그들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선장을 찾기에는 요원하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공상일까.
이 시대 우리는 상사에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출항이 무리하면 가지말자하고 구명조끼를 입은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라고 유도를 했었던들 이런 참극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 아닌가.
선장(船長)은 말 그대로 배에만 있는 것이 선장이 아닐 것이다. 설마가 사람잡아 먹는다는 것 모르고 설마 무슨일이 있겠냐는 설마주의, 적당히 하자는 대충주의, 그리고 돈만 아는 배금주의에다 소나기 잠깐 피하면 그만이라는 무사안일주의, 끼리끼리 단합하고 밀고 당겨주는 한통속의 선장(?)들이 엮어내는 사고의 주범들 도처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찾아 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며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보듬어 줄 수 있는 이 시대 진정한 우리의 선장은 어디에 있을까. 없다함이 수치다. 우리 주위에 선장들 많다. 그리고 6․4 지방선거에 선장이 되겠다는 사람들 많다. 승객의 안전을 내팽개친 채 먼저 목숨 구하겠다고 달아나지 않는 선장, 인재를 빠르게 수습, 관재로 이어지지 않게 살신성인하는 선장, 자동정지장치의 작동과 신호기 고장을 찾아내 대처하는 선장을 우리는 원하고 있다.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실천 할 수 있는 그런 선장 말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들의 공약을 비교, 평가하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람, 선장으로써 선장다운 실천의지를 가지고 있는 선장에게 투표함으로써 메니페스토의 정신을 평가하는 유권자 아닌가.
국화꽃의 물결, 그 거대한 민심을 헤아릴 수 있는 우리의 선장을 우리는 원한다.
시민(구민)들로 눈물 흘리는 일만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깨달을 때가 왔다. 기실 이런 인재의 사태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슬퍼하고 분노하고 피눈물을 흘려왔다. 그리고 본질적 개선의 노력을 해왔으나 점점 기억속에서 사라져 갔었다.
고통속에서 눈감고 간 이들을 기억하는 일은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하지만 국화꽃 한 송이 영정에 바치며 잊혀져버린 과거의 일부가 된 것이다. 각자가 선 자리에서 우리는 무언가 실천완료형이어야 하지만 세대별로 나열된 어른, 곧 우리들, 선장들은 애도의 열기가 식기를 바라지는 않았나 반성할 일이다.
진도 앞바다에 던져진 가엾은 젊은 넋들을 위하여 우리는 계속 사죄하며 우리는 지켜야한다. 죽어서라도 지켜내야 할 것이며 악의 뿌리를 찾아 메스를 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죽어 저승 길 젊은 꽃들을 만나도 부끄럽지 않게 말이다.
경제성장의 빌미 속에서 현재의 소비 생활의 찬란함을 구가하게 된 뒤에는 어이없는 죽음의 행렬이 멈추지 않았다.
이제 우리가 원하는 선장의 상은 정해졌다. 부조리와 추악한 세상의 업보를 다 짊어지고 가는 속죄의 목숨을 구하는 그런 선장을 구하고 뽑아야하는 것이다.
구합니다. 선장!
우리를 구하고 죽을 수 있는 진정한 선장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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