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 10:26ㆍ동구역사문화소식
이달의 추천 책
'사랑함엔 이별이 없습니다 : 한상열 추모1주기 시집'
지은이: 한상열 / 출판: 정숙현
2011년 11월 16일 베링해에서 원양어선에 화재가 발생했고 모든 선원이 구출 되었지만 화재진압을 지휘하던 부선장만이 실종된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그 일이 떠올랐고 자신을 따르던 선원들을 다 대피하게 하고 혼자만 얼어붙은 베링해의 바닷속에 있던 그는 내가 아는 동생의 남편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참사를 보면서 그분의 죽음이 이렇게 값질 수가 없다 여겨집니다. 배에서 불이 나면 캄캄해지는 선체가 너무나 무섭다던 그분이었지만 막상 화재가 났을 때는 선원을 모두 대피시키고 홀로 남았으리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분은 면도를 할 때도 양심에 난 욕심의 털을 자르듯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런 그분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아내가 불탄 배안에 혼자 남아 있을 시신을 찾아야 했기에 미쳐서 다니면서 사방팔방에 호소할 때, 많은 이들이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아내는 남편을 꽁꽁 언 바닷속에 혼자 둘 수가 없어 자신이 직접 얼음바다로 달려가 두 달 보름 만에 시신을 찾아내었습니다. 지금 실종자 가족의 마음이 다 그럴 것입니다. 그런 그분의 아내는 지금 세월호 침몰 뉴스를 볼 수 가 없답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도저히 볼 수가 없다면서 더 더욱 남편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만일 세월호에도 그분 같은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었어도, 또한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승선자들을 내 자식 내 가족이라 여기고 초기구조에 전력을 다했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희생자를 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 분은 갔지만 그분의 아내는 남편을 떠나보낸 적이 없습니다.
아내는 지금도 남편이 적어 준 이별 없는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설령 당신이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하여도
사랑함엔 이별이 없습니다’
하던 말이 결국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을 홀로 훌쩍 떠나버릴 줄 알고 해 준 이야기였나 봅니다. 떠나보낸 사람들은 모두 다 아픕니다. 아닙니다. 떠나간 사람들은 더욱 더 아프게 떠나갑니다. 배를 타고 나가면 바다가 되고 태양을 머금은 하늘이 된다고 하였던 그분은
‘나 죽거든 슬퍼하지 말아다오
이 험한 세상 비틀거리지 않고
잘 살아왔으니
축배를 들 순 없어도
슬퍼 눈물 흘릴 필요는 없겠지’
라고 하셨지만, 그러나 그게 그렇게 되겠습니까...
‘당신은 나만의 봄
변치 않는 아름다움입니다.’ 던
그분만의 봄처럼 변치 않는 아름다운 아내는 이제 편지를 쓸 수가 없습니다.
‘내가 당신과 나이 먹어 간다는 것은
고운 모래사장을 손잡고 걷는 것’ 이라고
늙은 노년에도 두 손을 맞잡자고 호언장담을 했건만, 그분은 아내의 손을 잡고 걸을 수 없는 너무 먼 곳에 계십니다. 그래서 아내는 여전히 바다에 계신 남편이 적어 보낸 ‘사랑함엔 이별이 없습니다’를 끌어안고 함께 걷고 있습니다.
아내는 누구보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가족 분들의 몸과 마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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