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배다리 사진공간' 이상봉 관장을 찾아서

2014. 2. 28. 14:52동구역사문화소식

꿈은 이루어진다.

'배다리 사진공간' 이상봉 관장을 찾아서


꿈을 가져야 합니다. 생각, 노력,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야 하지요. 항상 내일을 보는 희망적인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학생들과 '꿈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사진기를 들고 한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제가 물었지요.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니?" 한 아이가 외칩니다. "세상아, 날 거부해도 소용없어. 넌 내 친구야!"


2월, 폭설이 강원 지역을 눈밭으로 덮은 날 동구 금곡동 '배다리 사진공간' 갤러리에서 이상봉(59) 관장을 만났다.





치열한 고민과 노력 없이는 창조된 사진의 생명력은 짧다. 그런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거나 어려워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 관장의 예술혼은 머리부터가 아닌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끊임없는 열정과 함께 샘솟는 듯 했다.


대전에서 태어나서 세 살 무렵 교통사고로 척추 장애를 입었다. 부모님은 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서울 성모병원을 오고 갔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 등에서 고름이 나왔다고 했다. 어릴 땐, 장애는 곧 그의 단점이었다. 그래도 시간은 지나갔고 1981년 제주도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교직 생활은 강원도를 거쳐 인천 혜광학교로 향하게 되었다. 그의 특이한 이력 중 하나는 대구(MBC) 대학가요제에서 2등을 수상한 것이다. 자작곡으로 ‘이들에게 빛을’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평소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야학으로 불우청소년들을 음지에서 도왔다. 인천에 정착한 후 아내 마인숙(56) 씨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다.


이상봉 관장이 배다리에 오게 된 동기는 곽현숙 사장과의 만남이 큰 계기였다. 그는 평소 동구 지역에 큰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어릴 적 대전 고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배다리 사진공간' 갤러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자비로 운영해왔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힘들 때마다 갤러리 대관 신청으로 숨통이 트이곤 했다. 지금도 이렇게 사진공간이 운영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다.


그는 '안녕하세요'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회를 꿈꾼다고 했다. 잊혀져가는 기억의 흔적들을 잡아두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사진을 통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 사진을 남긴다고 했다.


제자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다큐영화 ‘안녕하세요’가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고 곧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 2014년 2월 2일까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안녕하세요 배다리’ 실물 자료 120여점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배다리를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또한 이 사진전은 ‘배다리 사진공간’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양키시장(이위정), 배다리 헌책방(김승혜), 여인숙 골목(김기례), 창영초등학교(함미화), 배다리 사람들(이상봉) 등의 작품 전시를 했다. 


이 관장은 사진 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천지역에 좋은 전시를 해야 할 것, 교육시스템과 연계되어야 할 것, 사진 봉사자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많은 인연 중에서도  자신의 삶을 바꿔준 은인인 정동갤러리 조인숙 관장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조 관장은 그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일깨웠다. 그에게 "사회 속으로 뛰쳐나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어라."라고 조언했다. 그 이후 사진이 있는 수필집 '안녕하세요'가 세상에 나왔고 그 영향은 후학에도 영향을 미쳐 자신의 제자들이 출연한 영화 '안녕하세요'의 제작으로 이어졌다. 좋은 사진은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린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 그 사람의 내공이 높은 사람인가. 자신의 분야에 성심껏 정성을 다한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고한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쉽고 편안하지만은 않은 길이었지만 "꿈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큰 울림을 느낄 수가 있었다.


김연숙기자(narae0529@hanmail.net)